* 초보 살림러의 야매요리에요. 허접하지만 조리과정은 쉬워용ㅇ_< *
충청쓰 아빠 덕분에 어려서부터 오리지날 게국지를 먹고 자란 나레기
이것은 오리지널 게국지와 다르지 않은 깊은 맛이 있어 바로 요리정보를 만들어봤다.
게국지는 무엇인가?
원래 충청도에서 말하는 게국지는 김치를 말하는 건데, 대중적으로 알려진 게국지는 한마디로 꽃게탕이다. 게와 겉절이 김치를 통채로 넣고 끓여낸 게 요리인데, 오리지널 꽃게탕이 아니라 약간.... 시원한 김치찌게와 꽃게탕의 그 중간....이랄까
아무튼 충청남도의 향토 음식으로, 원래 엄마나 할머니가 해주시던 게국지는 김치 안에 있는 뭐 그런거였다. 그래서 게가 한마리 통째로 들어가는 꽃게탕같은 요리가 아니라 오묘하게 맛있는 맛이 난다.
사실 이번에 게국지를 생각하게 된 건, 남편이 생일상에 양념게장을 반찬으로 차려줬는데 아주 서윗하게 살 많은 몸통 부분만 짤라주었더랬지 ㅎ_ㅎ헤헤
암튼 몸통을 아주 야무지게 먹었는데, 잘라낸 다리 부분을 버리려니 너무나도 아까워져버린것임 ㅠ_ㅠ_ㅠㅠㅠㅠ
냉장고에 다시 들어가봤자 먹을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요리였다. 그리고 효과는 굉장했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고, 게국지를 잘 모르는 남편도 너무 얼큰하고 맛있게 먹었다고 감탄했기에 용기내서 글을 써봄
준비물 : 남은 양념게장(간장게장도 괜춘), 무, 김치, 잘 만들 수 있다는 믿음
양념 : 있다면 액젓(없어도괜춘) 1T, 미원 두세꼬집, 간 맞추려면 간장 아니고 소금!
남은 반찬으로 냉털하는 요리기 때문에 무가 없다면 굳이 사지 않아도 된다
김치는 총각김치를 사용하였는데, 어차피 오래 끓잃거기때문에 무 대신의 식감을 얻고 싶어 총각김치를 선택했다. 배추김치도 무관하고 깍두기도 무관하고 김치라면 다 맛이 좋음
게장은 굳이 양념게장이 아니여도 괜찮다. 간장게장이여도 괜찮다! 다만, 간장게장이면 색깔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가 약간 필요하다.
나는 재료로 양념게장과 총각김치를 사용하였는데, 게장은 이마트꺼 김치는 종가집 총각김치였음
요새 마트에서 파는 게장도 참 괜찮다. 살도 많고 맛이 좋았다!
양념이 엄청 빨개보이는데 간이 쎄거나 하진 않고 그냥 색깔만 그럴뿐임
나는 김치로 총각김치를 선택했기 때문에 먼저 맨 밑에 깔아주고, 쌀뜬물을 자작하게 깔아서 오래 끓여주었다
일반 배추김치로 하는거면 굳이 이렇게 깔아줄 필요는 없음!
아, 이 총각김치는 정말 김치 요리를 할 때 유용한 게, 지난 번에 남편이 총각김치로 돼지고기김치찜을 했었는데 진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음
진짜 여태까지 그 배추김치만 먹는다는 그 고정관념을 깨고 나니까 진짜 대존맛 김치찜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암튼 그래서 이번에도 총각김치를 선택했다.
한바퀴 휙 둘러 깔아놓은 총각김치 위에 남은 게장을 같이 올려준다. 나름 어디서 보고 배운 건 있어가지고 오래 익지 않는 애들을 밑에 깔아주었다.
나는 그래도 뭔가 꽃게를 오래오래 끓이면 더 오래 우러나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부터 같이 넣는 편인데,
이렇게 끓이고 나면 게에 살이 한~~~개도 없는 느낌이다. 아 원래 살이 없는 다리부위만 잔뜩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뭔가 원래 있어야 하는 살들도 다 녹는 느낌?
물에 끓이면 살이 녹는다니, 너무 부럽다.
얹어놓은 양념게장과 총각김치가 싹 다 잠기도록 물을 붓는다
육수를 따로 우리는 분도 있을테고, 그냥 생수를 붓는 경우도 있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국물요리에 대부분 쌀뜨물을 사용한다
그냥 뭐랄까.... 더 깊은 맛이 나는것만 같은 플라시보 효과랄까
물을 잔뜩 때려붓고 처음에는 강불로 쎄게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조절하여 오랫동안 끓인다
냉장고 털이 요리라는 주제에 걸맞게, 마침 딱 다진마늘이 다떨어져서 알마늘을 뿌셔넣었음 ㅋ_ㅋ
사실 양념게장이나 총각김치나 마늘이 들어가는 음식이기 때문에 따로 안들어가도 될 것 같은데 그냥.... 그런거 있잖아요 국물요리에는 꼭 들어가야 될 것 같은 느낌
안그래도 이 음식은 갖가지 양념들이 들어가서 찌개 끓일 때 양념장도 따로 안넣어서 뭔가 자꾸 덜 들어간 기분이란 말이에요
게국지를 보글보글 끓이는 동안, 밥을 후딱 지어본다.
흰씰밥을 좋아하는 남편과 다이어트 하느라 잡곡밥을 먹어야 하는 나의 중간 절충 선으로 밥을 지어본다.
이렇게 밥을 지을 때 따로 경계선을 잘 만들어주면 각각 본인의 취향에 맞게 밥을 지을 수 있다!
밥 두번 짓기는 넘나 귀찮자네ㅠㅠㅠㅠ 이렇게 지으면 괜찮아진다구!
양념이 다 되어있는 음식을 넣고 끓이기만 했더니, 한참 끓고 나니 맛이 난다(?)
뭔가 살~~짝 부족하다 싶어서 미원을 두꼬집 정도 넣어줬더니 감칠맛이 훨훨 살아났다.
나는 멸치액젓이 있어서 한숟갈 정도 넣었는데, 없으면 안넣어도 맛이 충분히 나니까 생략 가능
간이 아쉽다 싶으면 간장으로 하지 말고 소금으로 해야 깔끔하다
갖은 양념들이 다 들어갔기 때문에 여기서 간장이 더 들어가면 국물이 텁텁해 질 수 있기 때문임
남은 게 살을 쭈욱 짜낸 양념게장과 깻잎절임, 콩자반까지. 이 날 제대로 냉장고 탈탈 털었다.
이 날 이후로 냉장고에서 밑반찬 어느정도는 사라진게 아주 다이어트 전의 완벽한 냉장고털이였다.
가운데 찌개로 게국지를 놓고 먹은 한 상이 겁내푸짐해서 뿌듯했음
총각김치를 잘라서 국물에 담궈먹는 것도 맛있는데.
푹 익은 무의 맛을 느끼기 위해 베어먹으면 또 그맛이 다르다.
뭔가 허접해보이지만 이거 정말 국물 예술임.....
오리지널 충청도식 게국지는 국물이 살짝 묽은 곳도 있는데, 그건 충청쓰 음식들의 간이 다 쎄지 않고 심심하기 때문이다.
우리집도 김치 담궈놓은 거 보면 이것이 백김치인가 김장김치인가 싶을 때도 있음ㅇㅇ
집에 남은 게장과 김치가 있다면, 야매 게국지 요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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