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이"의 홍보가 참 대단했다. 보이는 곳마다 예고편이 줄줄이 나왔고,
출연한 故강수연 배우의 유작이 된 "정이"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1952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러닝타임은 98분,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설날 연휴를 노린 개봉인지 2023년 1월 20일에 개봉했다.
영화 "정이" 평점
2023.1.25.기준 영화 평점은 다음 6.2 점, 네이버 6.08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 혹독한 평점을 받을 정도의 영화가 아닌데, 유독 우리나라 영화에 특히 SF에서는 평점이 혹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이"에서는 퀄리티 높은 CG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8점 정도의 평점을 주고 싶다
또 영화의 스토리는 뻔하지만, 전달하고싶은 내용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보는 사람마다 관점은 다 다르니까 ㅎ_ㅎ
영화 "정이" 줄거리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는 폐허가 되고 인류는 우주에 새로운 터전 ‘쉘터’를 만들어 이주한다.
수십 년째 이어지는 내전에서 ‘윤정이’(김현주)는 수많은 작전의 승리를 이끌며 전설의 용병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되고, 군수 A.I. 개발 회사 크로노이드는 그녀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A.I. 전투 용병 개발을 시작한다.
35년 후, ‘정이’의 딸 ‘윤서현’(강수연)은 ‘정이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힘쓴다.
끝없는 복제와 계속되는 시뮬레이션에도 연구에 진전이 없자, 크로노이드는 ‘정이’를 두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이를 알게 된 ‘서현’은 ‘정이’를 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전투 A.I. 정이, 연구소를 탈출하라!
내용 스포 있음!!! 스포 주의!!!
우선 "정이"라는 영화의 배경은 폐허된 지구와, 지구가아닌 "쉘터"에 거주하는 인간들로 구성이 된다.
주거지를 쉘터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폐허가 된 도시가 표현되어 있고, 쉘터 내에도 계급과 빈부격차가 존재한다.
故강수연 배우의 연기력과 관련된 언급이 종종 있으나, 이 캐릭터의 성격을 이해하고 보니 대단한 연기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극 중 어린시절의 서현은 엄마와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밝은 성격임을 유추할 수 있는데,
엄마의 부재와 크로노이드의 비윤리적인 실험 속에서 점점 감정을 숨기고, 본인의 심리를 나타내지 않는 인물로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얼굴을 한 "정이"를 상대로 계속하여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애써 무던한 척 하는 모습과 정이의 고통스러워 하는 얼굴을 마주했을 때의 흔들리는 눈빛, 힘들어하는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것 등 강수연 배우의 연기 디테일에 보는 나까지 울컥하는 포인트가 있었다.
상훈 역을 맡은 배우 류경수의 연기는 정말, 엄청나게 얄미웠다. 연기를 그만큼 잘하는 거겠지?
미친사람같은 연기도 참 얄밉게 소화해내고, 진짜 줘패고 싶었던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첫 등장부터 얄밉더니, 정말 얄밉고 얄미운 인물이었다. 영화에서 상훈의 역할은 참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특히 회장이 "전기밥솥에서 엄마 목소리가 나온다고, 엄마 밥 맛이 아니다" 라는 대사를 듣고, 격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극중의 서현에게도 전하는 이중적인 의미의 대사인거 같아 그 대사가 뭔가 많이 와닿았다.
결국 AI가 지배하는 미래 환경에 도래하겠지만, 결국 인류를 대체할 수 없다는 소리 같기도 하고....
영화 러닝타임 내내 상훈의 표정과 감정은 다채로운 반면, 서현의 표정과 감정은 일관된다.
특히 윤리테스트에서도 일관적인 행동과 감정을 표출하는 서현을 보면서, 크로노이드에 엄마의 생체정보를 제공한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딸의 심리를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내가 극중 서현처럼 엄마의 생체정보를 활용해 엄마의 얼굴을 계속하여 마주하면서 실험을 한다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었을까 하는 감정이입도 됐다.
이 영화에서 강수연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가 이 영화를 더더욱 슬프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실험체를 대면하는 설정에서도, 극 중 서현은 일부러 팔 다리를 제거한 인공지능의 형태인 "정이"와 대면상담을 하는데, 이것도 실험체가 엄마가 아니라 로봇일뿐이라고 본인을 다독이기 위한 설정으로 보였다.
그러다가 상훈이 선을 넘는 씬이 있었지.... 진짜 개패고싶었음 내가 서현이였으면 거기 안에 그냥 가둬버리고 정이 풀어줬다 진짜로
이 영화에서는 정말 이게 말이되나 싶은 중위적인 패턴이 등장하기도 한다.
인간 데이터를 토대로 비윤리적인 실험을 행사하는 "크로노이드"에서 연구자들의 윤리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극 중 서현이 윤리테스트를 받으러 가는 길에 쉘터의 환경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 중 하나라고 보여진다.
여느 SF영화와 마찬가지로 "정이"에서도 쉘터 안의 계급이 존재하고, 하층민이 존재한다.
이는 영화 초반의 상류층 접대 씬에서 "생선의 표정"을 운운하던 상훈의 대사가 맴돈다. 쉘터 안의 하층민 표정이 생선보다도 못해보였다.
크로노이드에 생체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비윤리적 실험 대상은 물론 상품화가 된 "정이"
극 중 "재경"역의 역겨운 행동도 예측할 수 있었던 패턴이었다. 정이의 팬이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역겨운놈
영화 내내 뚜렸한 감정선을 표현하지 않는 서현이 분개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그 순간 서현의 행동은 "정이"를 단순한 실험체가 아닌, 엄마라고 생각하는 감정이 남아있는 행동으로 보여진다.
故강수연 배우의 유작이 된 영화 "정이"
영화 내내 무표정과 슬픈 눈빛, 마음을 알 수 없는 대사들로 마음아프게 했는데 이렇게 대본 리딩 장면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스틸컷을 보니 덩달아 미소가 나온다.
고인의 빛나는 연기력이 영화의 내용을 많이 이끌었다는 생각이 든다.
혹평을 받을 정도로 스토리가 미약하지 않고, 내용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도 큰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승리호"의 승리로 이끌어 낸 한국형 SF 영화의 출발점에 함께 서있는 영화로써,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CG 수준,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 된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98분의 짧은 러닝타임에 급박하게 전개가 되는 점과, 어쩌면 뻔하다 싶은 결말이 주는 허무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결말 어떻게 뽑을건데;
영화의 소재가 다소 무겁지만,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생각하고 본다면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만드는 의미있는 여화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 볼만한 영화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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